<부산일보> [기고] 부산, 이순신의 혼 되살리다(2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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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06-26 16:57 작성일 조회439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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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북항재개발지역내 신설 도로명이 ‘이순신대로’로 확정 고시됐다. 총1.07km 구간, 이순신대로 107번길이다.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대승을 거둔 부산포가 북항 일대라는 역사적 의미를 담은 명칭이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을 이끌고 부산 앞바다로 진격해 왜적선을 크게 격파하고 왜군의 주둔지를 공격함으로써 왜군이 바다로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벌벌 떨게 했던 구국일념 이순신 장군의 서슬퍼런 위엄과 호국충혼이 430여 년 만에 되살아나는 순간이다.
아울러 43년 전 손재식 부산시장 당시 임진년 10월 5일(음력 9월 1일) 부산포 해전의 역사적인 승첩을 기념하기 위해 ‘부산시민의 날’로 정한 의미도 되살리는 뜻깊은 순간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 과정에서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게 된 북항 일대에 앞으로 월드엑스포가 개최되고 전 세계인들이 찾게 된다면 이순신대로의 의미는 명실공히 전 세계인에 각인되고 부산승첩의 정신을 만방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또한 이순신 장군이 이끈 4대 승첩의 리더십엔 어떠한 정신이 점철된 것인지 알 수 있는 기회임과 동시에, 그가 평생 일관되게 실천해온 내면의 가치인 ‘사랑, 정성, 정의, 자력’ 정신을 시민정신으로 승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를 넘어 세계인의 가슴 속에 뿌리를 내리는 시대정신으로 삼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이순신대로 명칭은 또 한번의 역사적인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이순신대로는 지난 2009년 임진왜란 당시 부산진성에서 결사항전하다 순국한 충장공 정발장군의 시호를 따 명명한 서쪽바다 ‘충장대로’로 이어지는 역사 대로의 결사체로, 민주화의 성지인 부산정신의 기저에 호국정신이 면면히 흐르고 있음을 돌아보게 한다.
이제 우리는 부산 앞 바다에 수장되었던 이순신 정신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이기심과 물욕에 사로잡혀 병들어가는 세상을 건강하게 할 처방약으로 이순신대로를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우리의 염원이 이순신대로의 탄생을 계기로 첫 걸음을 떼었다는 점에서 그간 화합과 협력을 이룬 부산 시민들의 노력은 더욱 값지다. 세계를 향해 열려있는 유라시아의 관문, 부산항은 이제 신문물과 신사고가 드나드는 관문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해야 할 때다. 다행히 월드엑스포를 기회 삼아 세계시장을 무대로 세일즈 외교를 펼치고 있는 박형준 부산시장의 정책적 노력이 성공을 거둬 부산이 다시 한번 비상하는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길 기대한다. 또한 그 미래 번영의 길 위에 첫 초석을 깔아놓은 이순신대로는 부산의 미래를 탄탄대로로 이어지게 만들 기회의 주춧돌 역할을 하리라 믿는다.
따라서, 이러한 안팎의 시대적 현안을 기회 삼아 그동안 부산대첩기념사업회와 부산여해재단 등 부산 지역 시민사회가 한마음이 돼 추진해온 여러 관련 사업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이순신 정신을 전 세계인이 시대정신으로 마주할 수 있도록 이제부터는 과감하게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부산대첩 기념공원 조성과 부산대첩 기념관의 건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