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첩기념사업회 “이순신 정신을 부산의 공동체 근간 되도록 삼아야” (국제신문 20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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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8-10-24 10:26 작성일 조회2,218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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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민·선공후사 정신 담긴
- 부산대첩 재조명 사업으로
- 오늘날 공동체 위기 극복
- 27일 기념사업회 창립총회
- 북항에 기념관 건립 계획
이순신 장군 탄신일을 하루 앞둔 지난 27일 부산에서 부산대첩기념사업회 창립총회가 열렸다. 창립준비위원장은 ‘이순신 전도사’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이 맡았다. 사업회는 ‘이순신 정신을 부산 정신으로 삼자’는 데 목표를 둔다. 부산대첩을 부산의 역사·문화 유산으로 복원하고 이순신 장군의 시대정신과 리더십을 재조명, 시민교육으로 활성화하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법관 시절부터 40여 년간 이순신 장군을 연구하고 그 정신을 전파하고 있는 김 전 재판관을 만나 이순신 정신이 미래 부산의 근간이 돼야 하는 이유를 들어봤다.
김 전 재판관은 “현재를 모두가 사리사욕을 챙기기 위해 전력 질주하는 시대다. 공적 가치는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공동체의 위기는 이순신 정신이 근간이 돼야 극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전 재판관은 “세월호 참사를 보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가 여실히 드러난다. 물질만 쫒는 선주는 안전 대신 과적을 택했고, 선장과 선원은 제 목숨만 챙겼다. 나보다 먼저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공적인 일을 우선하고 사사로운 일을 뒤로 미루는 이순신 장군의 정신이 물신 지배 사회의 ‘구원투수’라는 게 김 전 재판관의 생각이다. 김 전 재판관은 “이순신 장군은 적당한 공을 세워 출세할 수도 있었는데, 사지에 뛰어들더라도 장수로서 해야 할 일을 한다. 그에게는 충의 대상은 오직 백성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을 주인으로, 공직자를 봉사자로 규정한 헌법 정신을 이미 400여 년 전에 실천한 것으로 공직자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정신”이라고 덧붙였다.
부산대첩에도 이런 정신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이순신 장군은 1592년 9월 부산포에서 500여 척의 적선에 대항해 100여 척을 격파했다. 왜군이 부산포를 조선침략 전초기지로 삼고 있었던 탓에 아군보다 병력이 10배나 많았고, 아군은 여수에서 부산포까지 수백 리를 진군해 패전 부담이 가장 큰 전투였다. 이순신 장군은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았지만 여수에서 20일간 군사 훈련을 하고 치밀한 작전을 세워 대승을 거뒀다.
이순신 장군도 왕에게 보낸 승첩 장계에서 “전후 네 차례 열 번의 접전에서 번번이 승첩을 거두었으나, 장수들의 공로를 논한다면 부산대첩보다 더 큰 것이 없다”고 고했다. 부산시는 이를 기념해 37년 전 부산대첩 승첩 기념일인 10월 5일을 시민의날로 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민의날이 부산대첩 승첩일인지 아는 시민은 많지 않다. 그래서 북항에 기념관을 세워 이순신 정신과 가치를 전할 교육장으로 활용하는 게 사업회의 당면 목표다. 사업회는 되도록 많은 사람이 이순신 알리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1만 원 이하 소액 후원 회원의 모집에 힘쓸 계획이다.
김 전 재판관은 “경제만 발전한다고 행복도시가 되지는 않는다. 인문학적 문화적 가치가 함께 성숙해야 진정한 발전이다. 이순신 정신이 근간이 되면 주류는 돈과 권력을 위해서 자신을 내버리지 않고 때로는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서 내 이익을 희생할 줄도 아는 시민을 흔히 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많은 시민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