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2030부산월드엑스포와 부산대첩(2021.10.05.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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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11-24 13:55 작성일 조회829회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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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월드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지구촌 최대의 국제행사다. 169개 회원국과 국제기구, 기업, 민간단체 등 전 세계인이 한자리 모여 인류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지혜를 모아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을 모색함으로써 인류공영을 추구하는 명실공히 경제·산업·문화예술을 총 망라한 종합올림픽이다.
이미 2030월드엑스포는 부산시 차원에서도 지난 수년간 유치를 목표로 준비해 왔고 정부 차원에서도 2019년 5월 국가사업으로 확정함에 따라 현재 범정부적 차원에서 유치 준비가 한창이다.
2030월드엑스포는 개최 자체만으로도 국가적 위상제고는 물론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국제사회 전반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여 국가 균형 발전과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되는, 무엇보다 미래세대를 위한 국가적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행사라 할 수 있다. 때문에 부산도 개최 장소가 될 부산항(북항) 개발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엑스포 유치는 부산경제 부흥의 기회이자 세계도시로 도약하는 디딤돌이고, 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된 후 유치과정 자체가 도시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효과가 있기에 부산으로서는 사활을 걸만한 프로젝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개최장소인 부산항(북항)은 일제강점기 선조들의 애환이 서린 곳이고, 한국전쟁 시기 피난수도와 전후 복구, 원양수산, 해양개척, 물류 등 세계 5위의 무역항으로 성장하기까지 근현대의 숱한 이야기를 품은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부산 앞바다에서 일어난 가장 큰 역사적 사건인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부산포해전(일명 부산대첩)은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다. 가덕도 천성항을 거쳐 다대포 부산포에 이르는 동안 배후의 왜 적선을 쳐부수는 등 총 130여 척에 이르는 왜적선을 격침, 적의 본진을 초토화시킨‘부산대첩’은 조선수군이 제해권을 완전히 장악, 왜군의 수륙양병작전에 차질을 빚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조선을 지켜낸 결정적인 전투라 할 수 있다.
이순신 장군 스스로도 부산대첩은 옥포·당포·한산대첩 등 임진년 4차례의 전투 중 가장 큰 전과를 올린 전투였다고 자평할 정도였다.
부산대첩이 갖는 상징성은 이미 40여 년 전 진지하게 거론된 바 있다. 지난 1980년 부산시가 ‘부산시민의 날’ 선정을 앞두고 몇 개의 후보군 중에 최종 부산대첩 승전일(10.5일)을 시민의 날로 채택함으로써 부산앞바다에 수장되었던 역사적 사건을 소환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시민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져간 시민의 날의 의미를 사)부산대첩기념사업회와 사)부산여해재단이 설립되면서 시민주도의 다채로운 기념비적 사업이 전개되는 등 지난 2019년에는 부산대첩기념사업 지원조례 제정을 통해 민관 협력의 토대를 마련했고 부산대첩정신을 시민정신으로 승화하기 위한 다채로운 역사 회복운동도 활발하다.
그런 맥락에서 2030월드엑스포 유치 추진 장소인 부산항(북항) 일원에 부산대첩기념공원 및 기념관, 부산대첩로와 같은 기념비적인 조성사업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충분히 설득력을 갖는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지자체 차원의 무관심과 시민적 의식부재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온몸으로 맞섰던 선조들의 피와 땀을 무색케 할 뿐 아니라, 시민으로써도 도리가 아니다.
상대적으로 이웃도시 통영이나 거제를 비롯 여수 등 남해권의 지자체들은 앞 다투어 이순신을 적극적으로 소환, 도시 관광자원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는 것과 너무나 대조된다.
지난 7월 부산대첩기념사업회(이사장 이영활) 이사진들이 통영‧거제에 산재한 이순신장군의 전적지를 다녀왔다. 이순신 장군이 땅 한번 밟지 않은 통영시는 도시 전체가 이순신 장군과 한산대첩 관련 이야기로 덮고 있을 정도였다. 이순신 공원을 비롯한 한산대첩 광장, 기념관, 세병관, 제승당 등 이루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시설들이 조성되어 있었다. 통영시의 적극적 노력으로 국가의 지원을 받아 조성한 것들이다. 이같은 관심은 비단 구국의 영웅을 기리고 정신가치를 계승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교육과 문화, 관광자원으로서도 필요한 일이다.
부산이 해양수도로서 최소한의 힘을 가지려면 부산항만이 가진 역사적 가치와 정체성을 찾아 가꾸고 그 정신을 기려야 한다.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와 함께 도시의 정체성과 랜드마크 기능을 할 부산대첩관련 기념 시설들이 들어서 맞물려 돌아간다면 이보다 금상첨화가 없을 듯 하다.
이영활 부산대첩기념사업회 이사장,부산상의 상근부회장
2021.10. 05. 본지21면